은행 8곳 습격…버스 56대 불태워

지난 12일 밤부터 브라질 상파울루 일대에서 4일째 계속되는 범죄조직 ‘제1도시군사령부(PCC)’의 폭력사태가 경찰서 등 정부시설에 대한 공격에서 대중교통 등 민간시설로 번지고 있다. 상파울루에서는 교통 등 도시 업무가 부분적으로 마비되면서, 긴급대피령이 내려졌다.

제1도시군사령부 조직원들은 14일 밤부터 15일 낮(현지시각)까지 정부시설 외에 8군데의 은행을 공격하고 56대의 버스를 불태우는 등 민간시설에도 공격을 퍼부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경찰서 181차례 공격…81명 사망

제1도시군사령부는 12일 밤부터 상파울루주 지역 곳곳에서 경찰서 등에 기관총을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지는 등 181차례 공격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관 38명과 시민 4명을 포함해 15일까지 적어도 81명이 사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총으로 무장한 제1도시군사령부 조직원들은 버스에 올라타 승객과 운전사를 내리게 하고 버스를 불태웠으며,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상파울루시는 15일 오후부터 상가와 기업체，학교 등에 긴급대피령을 내렸다. 한 고위 경찰관은 “우리는 조직원들과 전쟁중”이라며 “사상자가 더 늘어날 것이지만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가 · 기업체 · 학교 긴급 대피령

이날 상파울루 시내 대부분의 상가와 음식점은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았으며, 많은 기업들도 오후 4시에 업무를 서둘러 마쳤다. 공격을 두려워한 대다수의 운전사들이 버스 운행을 거부한 데다 집으로 돌아가려는 290여만명의 시민들이 한꺼번에 거리로 몰리면서 최악의 교통난도 벌어졌다.

오랜 시간 버스를 기다리던 마리아라는 시민은 “이번 공격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거리에 경찰이 없다”고 말했다. 버스 기사인 지우송 아데이는 “왜 대중교통과 시민들까지 공격하느냐”며 “다음은 학교가 공격 대상이 될지 모르므로 당국은 범죄에 강력히 대처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군병력 투입할까’ 저울질

브라질 주가는 이번 사태로 2%포인트 넘게 하락했으며,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도 달러에 대한 가치가 2%포인트 떨어졌다. 상파울루의 보베스파 증권거래소는 시간외거래를 취소하고 투자자와 직원들을 일찍 퇴근시켰다.

상파울루의 가톨릭 대주교 클라우디우 우메스는 “정부가 범죄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며 “범죄 온상이 되고 있는 교정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치안 확보를 위해 군병력 투입을 주장하고 있으나, 클라우디오 렘부 상파울루주 주지사는 “주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군병력 투입을 반대하고 있다.

교도소 폭동은 협상 통해 진정

한편, 교도소 폭동은 15일 밤을 고비로 대부분 협상을 통해 종료되고 있다. 상파울루주 치안당국 관계자는 “주내 73개 교도소에서 일어났던 폭동이 진정됐으며, 현재 2곳의 교도소에서 폭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교도소 관계자는 “폭동 진압에만 몰두하고 있어 교도소에서 몇명의 수감자가 죽었는지 모른다”고 말해, 이번 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