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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전 세계적인 관심 속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브라질 카니발이 때 아닌 정체성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5일 "지구촌에서 가장 유명한 축제이며 세계인들이 누구나 참여하고 싶어하는 브라질 카니발이 외국인 관광객의 참여를 제한하면서 정체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란의 발단은 카니발의 중심지인 리우 데 자네이루의 유명 삼바학교 3곳이 내년 2월 열리는 카니발 퍼레이드에 외국인 관광객의 참가를 제한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브라질의 삼바학교들은 행사에 필요한 막대한 예산을 조달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그동안 일정한 참가비를 받고 외국인 관광객들을 화려한 삼바행렬에 참여시켜 왔다.

그러나 카니발 경연에서 최고 수준을 다투는 '스페셜 그룹' 소속 리오 그란데, 우니도스 도 비라도우로, 우니도스 다 티주카 등 3개 삼바학교는 내년 카니발에서 "삼바의 고품격을 유지하기 위해" 일반 외국인 관광객의 삼바 퍼레이드 참여를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3개 삼바학교는 "외국인 관광객의 참여가 수입에 보탬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랜 기간의 훈련을 통해 다져진 삼바팀의 팀워크를 해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면서 "관광객은 관람석을 채우는 것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삼바축제에 직접 참가한 관광객들은 포르투갈어로 된 지휘부의 지시사항을 이해하지 못해 퍼레이드 행렬을 무너뜨리는가 하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행렬을 자주 이탈하는 바람에 분위기를 해치는 경우도 있다.

극성스러운 관광객들은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공개 리허설부터 삼바팀을 드나들며 지구촌 최대 축제의 날을 기다리고 있지만, 전문 삼바댄서들의 눈에는 삼바 노래의 가사도 모르는 관광객들이 오랫동안 공들여 준비한 축제를 방해하는 훼방꾼으로 비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우니도스 도 비라도우로 삼바팀의 공연 감독인 길례르미 노브레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삼바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1년 내내 준비한 퍼레이드를 심사위원들에게 평가받아야 하는 우리로서는 입상 기회를 잃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니발이 명실상부한 브라질인만의 축제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우니도스 다 티주카 삼바학교의 대변인인 플라비아 리마는 "우리는 지난 2년간 계속 2위에 머물렀으며 내년에는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본적인 삼바 노래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포르투갈어를 모른다면 적어도 삼바 퍼레이드에 참가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벌어진 카니발에서 우승한 베이자 플로르 삼바학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의 퍼레이드 참가를 금지하고 있으며, 일부 삼바학교는 제한적인 참가만을 허용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외국인 관광객 배제 움직임에 모든 삼바학교가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유명 삼바학교인 망게이라의 엘 곤살베스 부교장은 "삼바축제에 외국인 관광객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면서 100여m에 이르는 긴 퍼레이드 행렬 속에 관광객들을 분산 배치하면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신문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카니발이 대형 스폰서가 동원되고 막대한 상금이 걸리는 등 이미 상업화의 길을 걷고 있는데다, 행사를 통해 브라질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정서가 맞물리면서 현지에서는 카니발이 점차 브라질만의 축제로 위축돼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 신문은 중세 유럽의 사순절에서 유래돼 전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해온 카니발이 외국인의 참여를 제한하면서 점차 브라질 특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행사가 돼가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에서는 해마다 벌어지는 카니발로 전국이 열정적인 축제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삼바 퍼레이드에 참가한 5천800명의 삼바댄서 가운데 800명이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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