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선진국 보호주의 비난

by 인선호 posted Oct 2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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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조선일보http://www.chosun.com.br루이스 이나씨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27일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에 대해서는 시장개방을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보호주의를 고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쌍 빠울로에서 개막한 사회주의 인터내셔널(SI) 제22차 총회 개막연설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을 겨냥해 "자유무역을 설파하면서 강력한 보호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관세 폐지를 원하면서도 하루 10억달러에 이르는 보조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농업보조금 등은 브라질 농업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에 대해서는 "서비스와 투자, 지적재산권보호, 공기업 민영화 등을 원하면서도 쿼터제를 유지하고 반덤핑조치를 통해 자국 경제에서 비효율적인 부문을 보호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회주의 계열 정당 연합체인 SI의 이번 총회에는 전세계 100여개국의 150개 정당 지도자 600여명이 참석했으며 룰라 대통령이 속한 PT가 이번 총회를 주관했다.

룰라 대통령은 또 이날 연설에서 참석한 사회주의 지도자들에게 실용주의를 수용하고 과거의 이념적 경직성을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58세 생일을 맞은 그는 "사회주의의 역사는 우리에게 몇가지 교훈을 주었다"면서 "그 중의 하나는 이념적 도그마에 빠져서는 중요한 정치적 대안세력을 구축할 수 없으며 타인과의 의견차를 존중하는 동시에 다원주의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4번째 대선 도전 끝에 대통령에 오른 전직 금속 노동자이자 노조 지도자 출신인 룰라 대통령은 당선 확정 1주년인 이날 권력을 원하면 기꺼이 다른 정당들과 연합하고 좌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통치세력이 돼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와 함께 유엔이 기아와 빈곤을 퇴치하는 기구로 거듭나야 하며 개도국들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안전보장이사회는 개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SI는 1951년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계열 정당들이 중심이 돼 자신들의 이념을 전세계로 확장하는 데 목적을 두고 설립됐다. 이후 `더욱 인간적이고 공정하며 정당한사회를 위해''라는 기치를 내걸고 소속 정당들로 하여금 사회민주주의 아젠다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4년마다 총회를 개최해 왔다.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가 1976-92년 SI를 이끌었고, 뒤이어 피에르 모루아 전 프랑스 총리가 1999년까지 SI 의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안토니오 구떼레스 전 포르투갈 총리가 의장을 맡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사회당 총재 등이 참석했다. 이밖에 조란 지브코비치 세르비아 총리, 다니엘 오르테가 전 니카라과 대통령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도 참석을통보했으나 교통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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