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여성 3명이 항공기 천장에 20시간 넘게 숨어 있다가 미국으로 밀입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항공 밀입국’이 펼쳐져 한국의 항공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29일 중국인 3명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B747-400 항공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 중국인들은 항공기에서 내리지 않고 승무원들만 머무는 승무원실 천장에 쭈그리고 앉아 숨어 있었다. 항공기가 내리면 기내 청소와 함께 항공사 보안요원들이 기내에 이상 물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내를 샅샅이 수색하지만 천장에 숨어 있던 중국인들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비행기는 다시 홍콩 첵랍콕공항으로 갔다가 일본 나리타공항을 경유해 인천공항으로 다시 왔고, 이후 미국 LA로 향했다. 중국인들은 항공기 승무원실 천장에 20시간 넘게 숨어 있다가 비행기가 LA공항에 도착한 후 미국항공 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은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의 한 보안기관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위조여권과 위조항공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조사중인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중국인 3명의 ‘밀입국 루트’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보잉 B747-400 항공기는 복잡한 구조로 돼 있어 사람이 숨을 공간이 있을 수 있다. 미국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 만큼 지켜보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밀입국에 따른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의 또다른 보안 관계자는 “중국인이 한국을 거쳐 미국에 밀입국한 과정에는 중국 브로커가 있었을 것”이라며 “항공기의 구조와 항공기의 스케줄을 모두 알고 있었다면 그동안 밀입국 루트로 악용됐을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