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닷컴] 태권소녀 김효주(20세. 사진 오른쪽)양이 중남미 최고 명문인 상파울로 주립대학 USP법대에 합격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로 하여금 귀감이 되고 있다.
요즘 오전 캠퍼스 강의실에서 교수강의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그녀는 2007년부터 재 브라질 태권도 시범단(2007년 창단) 단원으로도 여러 한국. 브라질 주최 행사 등에서 절제 있고 날렵한 품새와 호신술 등의 시범공연을 통해 국내에 태권도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에 활발한 활동 중이다.
외동딸로 태어나 3살 때 부모님(김재석, 강춘자씨)을 따라 브라질로 이민. 6살 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태권도장을 찾기 전까지만 해도 유난히 수줍어하고 외로움을 많이 타던 아이였다. 그렇게 태권도와의 첫 인연을 맺은 후 매일 도장을 다니면서 그 매력에 푹 빠져 지낸 아이는 어언 1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이제 공인 4단의 어엿한 20살의 법대생이 됐다.
당시 그녀에게 태권도를 지도했던 오창훈 현 브라질태권도시범단 단장은 “또래 관원 아이들에 비해 학습속도가 빨랐다. 동작 하나를 가르치면 더 이상 그 동작을 가르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고 14년 전 당시를 기억했다.
오브제찌보(Objetivo)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보통 대학 입시생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 대학진로에 대해 누구보다도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했다. 평소 의학계 특히, 심장분야에 대해 연구를 해 보고 싶었던 결심에 같은 대학 의대에 입시 시험을 치렀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태권도를 배우면서 “건강한 체력에서 건강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머리 속에 수백 번 되새기며 목표도 새로 정하고 차분하게 대학 입시준비를 병행해가며 매일 한 시간씩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도장에 나가 꾸준히 체력을 단련했고, 그 결과, 올해 치른 법대 입학시험에서 최종 합격자 명단에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그녀는 “’시간을 절대로 헛되게 보내지 않은 것과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다’ 는 긍정적인 생각을 잊지 않았고 낙방이라는 실망과 좌절에 빠져있던 자신을 다시 우뚝 일으켜 세운 것은 태권도였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스승과의 연을 14년째 이어오고 있는 그녀는 시범단원들 중에서 실력과 존재감은 물론 지성을 겸비한 리더로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오 단장은 “시범단내에서 단원들과의 중재 역할을 도맡아 할 정도로 가끔 여자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 라면서 “남. 여자를 통틀어 단을 획득하면 대개 자만에 빠져 운동을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루도 빠짐 없이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서 그녀에 대한 애정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러 다양한 태권도 동작 가운데 딱히 좋아하는 동작은 없지만 ‘품새’ 만큼은 한 치도 흩트림 없이 해 낼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녀는 태권도로 다져진 체력 덕분에 별다른 잔병치레는 하지 않았지만, 6년 전 시범단 초창기 멤버로 활동 시절 공연 중에 어깨부상으로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병원치료를 받은 당시를 기억하며 “지금 생각해도 그 아찔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라고 말했다.
태권도 외에도 동양화를 그리는 것을 좋아해 동양화 화백의 주선으로 처음으로 본국에 출품해 특선을 수상 할 정도로 수준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을 만큼 모든 분야에 있어 매사에 적극적인 그녀는 장래 꿈에 대해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고 스스럼 없이 털어 놓는 모습에 듣는 이로 하여금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오히려 당당했다.
그러면서 “복을 많이 받고 태어난 것 같아요. 이 점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해요. 부모님들의 헌신적인 사랑과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 없었다면….” 이라며 눈시울을 훔치며 못내 표현하지 못했던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으로 이번 법대입학은 부친의 소망이기도 했다면서 “앞으로 (법)공부를 열심히 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법을 몰라 억울함을 당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배움을 베풀고 싶다”는 포부에 진정 어린 응원과 함께 앞으로의 그녀의 힘찬 ‘하이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