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해경 단정(소형보트) 전복 사고와 관련, 해경이 규정된 정원을 초과해 선원 등을 고속단정에 태우는 등 무리하게 구조작업을 벌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8일 오전 7시 13분께 스틸코일 4472t과 기계 설비 2100t 등을 실은 말레이시아 선적 화물선 신라인(SHINLINE·승선원 19명·5436t)호는 제주시 차귀도 서쪽 약 61㎞ 해상을 항해 중 높은 파도로 적재된 화물이 이탈하면서 외벽이 파공돼 침수되기 시작했다. 

최초 신고를 받은 해경은 펌프 등 배수장비를 두차례에 걸쳐 화물선에 보내 해수 배출작업을 지원했다.

약 3시간이 넘는 배수작업에도 불구하고 해수 유입량이 계속 증가해 타기실까지 바닷물이 유입되자 해경은 침몰 직전까지 가서야 선원들을 구조하기로 결정했다.

선원 구조에 나선 해경은 3012함 고속단정(길이 10m, 넓이 3.4m, 높이 1.2m, 300마력) 2척을 곧바로 화물선에 보냈고 단정 한척에 선원 11명과 해양경찰관 6명을 태우고 경비함정으로 이동을 시도했다.

그러나 풍랑주의보 속 4m가 넘는 높은 파도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고속단정은 낮 12시 26분께 전복돼 외국인 선원 5명이 목숨을 잃고 해양경찰관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이와 관련해 해경이 최초 신고 당시 선원들을 먼저 구조했거나 두 척의 단정에 선원들을 나눠 태웠더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지않았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해상에서 최대정원이 11명으로 제한된 고속단정에 무리하게 선원 17명을 태워 구조를 시도한 것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결국 '해경의 미흡한 초동조치와 정원초과로 무리하게 구조작업에 나섰다가 사고를 부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준억 제주해경서장은 "당시 상황이 너무 긴박해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선원들을 태웠다"며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항변했다.

한편 사고 화물선 신라인 호는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제주해상에 완전히 침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