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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의 브라질 연방법원 판사가 된 이규순(여·41·사진) 판사가 지난 10일 대법원을 방문했다. 11일과 12일 양일간 열리는 대법원의 국제법률심포지엄에 참석차 방한한 이 판사는 지난 2003년에 이어 10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그는 이날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철을 탔는데 스크린도어도 새로 생겼고 사람들이 모두 친절했다"며 포르투갈어가 아닌 한국어로 막힘없이 말했다.

이 판사가 한국을 떠난 건 초등학교 1학년 때다. 당시 이 판사의 아버지는 파라과이와 브라질을 오가며 사업을 했다. 브라질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그는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상파울루대학교 법학과(5년제)에 입학했다. 95년 대학을 졸업한 이 판사는 25세에 브라질 파라나주 검사시험에 합격, 한국인 최초이자 브라질에서 '최연소' 여성 검사가 됐다. 브라질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였다. 


<이규순 판사 이력 ▲1971년 한국 출생 ▲77년 파라과이 이민후 브라질 정착 ▲95년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 법학과 졸업 ▲96년 파라나주 검사 ▲99년 상파울루 제10특별민사지방법원 연방판사 ▲상파울루대학교 MBA>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인종차별' = 이 판사는 검사로 2년간 근무하고 상파울루 주법원 판사 임용시험에 도전했다. 다섯 단계의 시험을 거치는 치열한 과정이었다. 마지막 단계가 면접이었는데 그는 인종차별의 벽을 실감했다. 면접관이 "한국음식을 할 줄 아느냐"고 물었다. 이 판사는 "여성은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것과 한국인이라는 두 가지를 포괄한 질문이어서 '그게 왜 중요하느냐'고 따졌는데 결국 탈락했다"고 말했다. 

이 판사는 탈락 후 좌절하지 않고 연방법원 판사 임용시험에 응시했다. 이번에도 네 단계를 통과했는데 마지막 면접이 문제였다. 면접관은 이 판사에게 "어디에서 태어났느냐"고 물었다. 이 판사는 "기본적인 조사자료에 나와 있는 내용을 다시 물어보는 것을 보고 '또 떨어졌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대답은 공손하게 했다"고 말했다. 

인종차별의 벽에 부딪혀 떨어질 줄 알았던 그는 합격통보를 받았다. 99년 한국인 첫 브라질 연방법원 판사가 나온 것이다. 이 판사는 "연방법원과 주법원을 비교할 때 '닭 한마리를 죽이면 주법원에서 재판하고 대통령 살해범은 연방에서 재판한다'는 우스개 말이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비중있는 사건을 다루는 연방법원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그는 "브라질은 다양한 인종이 모여있는 사회로 그야말로 다문화 사회"라며 "생활하기에 불편함은 없지만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의 벽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사법신뢰 낮아, 외부와 소통 필요" = 이 판사는 11일 '국민의 사법참여'(국민은 법원속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대법원의 국제법률심포지엄 2세션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브라질은 1946년 헌법에서 배심원의 헌법적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일찍부터 국민이 사법에 참여하는 배심재판을 하고 있다. 사건을 담당한 판사가 배심원 평결을 번복할 수 없을 정도로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고 있다. 이 판사는 "배심제는 사법부에서의 민주사회 실현을 보장하기 때문에 배심제가 민주주의의 이상을 대표한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라질 국민의 사법신뢰는 높냐'는 질문에 이 판사는 한 동안 입을 열지 못하다가 "사법신뢰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룰라 대통령이 '법원이 블랙박스에 갖혀 있다'고 말할 만큼 외부에서는 판사들이 단절돼 있다고 본다"며 "최근에 외부와의 소통을 위해서 한국의 법원행정처와 같은 사법행정기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브라질 역시 전관예우가 사법불신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판사는 "판검사를 그만두면 일정기간 근무했던 지역에서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전관예우방지법을 시행하면서 퇴직한 판검사의 사건수임을 제한하고 있다. 

◆브라질 연방대법관에 오를까 = 이 판사는 최초로 한인 출신 브라질 연방대법관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헌법대법관 11명과 연방대법관 33명으로 구성돼 있다. 헌법대법관의 서열이 더 높다. 11명 중 여성은 2명이었는데 1명이 은퇴했다. 연방대법관 33명 중 여성은 3~4명에 불과하다. 

이 판사는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하는 것은 좋지만 능력이 우선 뒷받침돼야 한다"며 "대법관 중 여성이 반드시 몇 명이어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해 '여성'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의 장점은 긍정적인 사고와 성실함이다. 이 판사는 파라과이와 브라질 국경에 위치한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2학년 때 상파울루로 이사를 왔다. 고등학교 1학년때 가정일을 도우면서도 전교 1등이었지만 학교의 수준이 형편없었다. 그는 "상파울루에 와서야 내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판사는 1년만에 전교 2등에 오를 수 있었다. 이 판사의 오빠 2명도 브라질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의사가 됐다. 

이 판사는 "부모님이 한번도 공부하라는 말을 하거나 학원에 보낸 적이 없다"며 "어머니가 새벽 4~5시에 일어나 자식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내 아이에게 나는 '타이거 맘'(자녀를 호랑이처럼 엄격하게 훈육하는 어머니)"이라며 웃었다.  

박소원 기자,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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