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李대통령, `日 과거사ㆍ北 개혁' 해법 제시

by anonymous posted Sep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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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특별연설의 핵심 키워드는 `평화와 번영'으로 응축된다.

특히 이 대통령이 연설 중 "평화를 향한 인류 보편의 윤리와 도덕이 다르지 않다"고 강조한 것은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반성을 내놓지 않는 일본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지난달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올바른 역사에 반하는 행위"라는 비판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인간의 환경 파괴로 빚어진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을 제안했다. 인류 평화를 위협하는 현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인 셈이다.

◇"유럽은 과거사 진정한 반성"..日 압박 = 이 대통령은 제3국인 노르웨이에서의 연설이라는 점에서 `일본군 성노예(위안부)'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유럽의 평화를 올바른 역사의 인식과 연결한 것은 보편적 가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이끌어 냄으로써 일본을 압박하려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잘못된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유럽을 하나로 만든 원동력"이라고 평가한 게 바로 이 대목이다.

심지어 이 대통령은 애초 독일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폴란드를 방문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학살을 사과하며 무릎을 꿇은 사실을 언급함으로써 망언을 일삼는 일본을 직접적으로 압박하려고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일본에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것은 독도 영유권 문제와도 연결된다. 지난달 10일 독도를 전격적으로 방문한 배경도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을 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일본이 아직 독도에 대한 억지 주장을 펼치는 것은 1905년 노일전쟁 이후 무력으로 강탈하려 한 제국주의 역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중-일 간 센카쿠 열도(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갈등도 역시 제국주의 침략에서 비롯된다. 

결국 동북아에서 조성된 긴장관계는 일본이 유럽과 같은 제대로 된 과거사 청산 과정이 없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인식이라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연설장소 선택에도 고도의 전략이 깔려 있다. 노르웨이는 `노벨 평화상'의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총 5개 분야의 노벨상 가운데 평화상만 스웨덴이 아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모든 절차가 진행된다.

특히 오슬로 대학은 북극 탐험가로서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난민 구제사업을 벌인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프리드쇼프 난센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오슬로 대학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꺼내 든 것은 중재와 조정을 통해 분쟁을 통해 해결하는 등 평화 유지를 위해 활발히 활동을 펼친 바로 이러한 노르웨이의 역사를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노르웨이가 실천하고 있는 인류애적 가치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전통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길"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비핵화하면 도울 것" = 이 대통령은 동북아 평화의 또 다른 과제인 북한 문제도 거론했다.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경우 대한민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북한의 재건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일관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평화적 통일을 이루는 것이 대한민국의 진정한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폐쇄적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 개혁, 개방으로 경제 발전을 꾀하는 미얀마를 구체적 모델로 제시했다.

이어 20세기 초반까지 전쟁을 겪은 북유럽이 `노르딕 피스'(Nordic Peace)로 지난 100년간 평화를 유지했던 점을 언급하면서 `세계평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제시했다. 

동북아 평화 유지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일본과 북한을 동시에 염두에 둔 포석인 셈이다.

◇"기후변화, 인류 미래를 위협"..`녹색성장' 협력 제안 = 인류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로는 기후변화를 꼽았다. 이 대통령은 노르웨이를 방문하기 전 그린란드의 북극 빙하지역을 시찰함으로써 기후변화의 실상을 목격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오슬로대가 `녹색 오슬로대'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발전의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환경보호와 개발을 병행하는 역발상의 전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게 이 대통령이 제시한 전략이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이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면서 자전거길을 만들어 새로운 관광 명소를 동시에 만들어 냈다며 녹색성장의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노르웨이는 녹색성장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최초로 설립한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출범 서명식에 참여함으로써 관심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전략-기술-재원'의 3박자가 갖춰진 `글로벌 녹색 아키텍처'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면서 `북극 이사회' 핵심 국가인 노르웨이에 북극보호 및 개발 협력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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