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내수 침체에도 100만원대에 육박하는 고가 휴대폰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내놓은 세계 최초의 500만 화소 카메라폰 ‘SCH-S250’이 출시 한달 만에 4만대가 판매되자 삼성전자 관계자들마저 크게 놀라고 있다.
이 제품의 소비자가는 98만원. 웬만한 TV보다 비싼 가격이다. 휴대폰 업계에서 한달에 4만대 이상 팔리는 제품을 히트 상품으로 분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휴대폰은 초고가임에도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삼성전자도 가격이 비싸다는 점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가 의외의 반응에 놀라 인기요인을 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선명한 화질의 실제 사진을 제공한다는 것. 올해 중반 휴대폰 제조 3사에서 잇따라 300만 화소 카메라폰이 나왔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카메라폰 렌즈는 디지털 카메라 렌즈에 비해 크기가 작기 때문에 빛의 양을 적게 받아들이고 이에 따라 화소는 동급이지만 화질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지만 이번 제품은 빛의 양이 줄어도 화질을 유지할 수 있는 첨단 렌즈가 장착돼 동급의 디지털카메라에 맞먹는 수준의 화질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휴대폰이 자동차처럼 일종의 과시용으로 인식되면서 일부 부유층들이 비싼 가격을 마다하지 않고 제품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제품이 인기를 끌자 경쟁업체들도 500만 화소 카메라폰을 서둘러 출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로부터 이 제품을 공급받고 있는 SK텔레콤측은 “내년에 출시되는 휴대폰의 90% 이상이 카메라폰일 정도로 소비자들이 휴대폰의 카메라 기능에 관심이 많다”면서 “대리점으로부터 제품 요청이 잇따르고 있어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