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석권하고 있는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에 대기업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LG전자는 12일 자체적으로 생산한 MP3플레이어인 ‘엑스프리’ 신제품 5개 모델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그동안 외부업체가 생산한 MP3플레이어에 자사(自社)의 상표를 붙여 팔았지만, 앞으로는 자체 디자인한 제품을 평택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엑스프리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MP3플레이어를 새로운 주력 제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연초부터 대대적인 공세를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MP3플레이어 사업부의 인력을 30% 가까이 늘렸으며, 유통망과 서비스망을 재정비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지난해 10%대에 불과하던 시장 점유율을 올해 상반기에는 20% 중반대까지 끌어올렸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사업 강화에 나서는 것은 MP3플레이어 시장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시장은 중소기업인 레인콤이 ‘아이리버’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국내시장 규모는 지난해 120만대에서 올해 190만대로 50%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며,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국내 시장의 비중은 30%에 달한다. 국내에서 성공하면 세계 시장에서 곧바로 선두권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들은 이에 따라 디지털 카메라나 통신 기능을 지원하는 복합형·고급형 제품을 집중 출시해 레인콤의 벽을 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최동진(崔東辰) 상무는 “MP3플레이어는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플컴퓨터·소니·필립스 등 외국계 기업들도 최근 MP3플레이어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국내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세계 시장 1위인 애플컴퓨터는 지난달 2000여곡(曲)을 저장할 수 있는 MP3플레이어인 ‘아이팟 미니’를 선보였으며, 소니도 최근 플래시 메모리형 MP3플레이어를 처음으로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