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딸려(눈 코 입 수술해봐요)/ 가슴 딸려(실리콘 두개 넣어요)/ 몸매 딸려(다이어트 약을 드세요)/ 그건 바로 너야(바보야!)/ 니가 얼짱(웃기네 웃기고 있네)/ 니가 몸짱(모두들 정신 차려요)/ 강도 얼짱(나 정말 어이 없어요)/ 우린 미쳤어(미쳤어!!!)/ 생긴대로 살아 봐요 뭐가 어때 누가 뭐래/ 어딜봐도 내가 짱인데(내가 짱이야)/ 실컷 먹고 힘을 내요 배부르면 장땡이야/ 상관마셔,내 인생인데 내가 최고야”(괄호 안은 코러스) 최근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딸려송’이다.

이 노래는 지난해 ‘밥풀떼기송’,‘당근송’,‘숫자송’ 등 송시리즈로 인터넷을 후끈 달궜던 김희빈씨(작곡)와 조재윤씨(작사)가 콤비를 이뤄 만든 것. 유치원 교사 신인영씨가 애띤 목소리로 불렀다.

NHN이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이트 엔토이의 인기 개인홈페이지인 신인영씨 블로그에 소개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퍼져나가 지금은 NHN의 인기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김희빈(27)씨는 “몸짱 아줌마니,웰빙붐이니 거기다 강도얼짱까지 등장했다는 뉴스를 보고 ‘아,정말 미쳤구나’란 생각에 화가 나서 만들었다”며 “개인적으로 만들어본 것인데 이렇게 인기 끌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씨와 조재윤씨는 서울 문일고 동창으로 고교 시절부터 학교 밴드에서 함께 활동했으며 바른손카드에 입사했다가 지난해 송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NHN에 스카우트됐다.

‘딸려송’에는 정준하,이혁재,옥동자 정종철,신구,최민식 등 코믹한 연기나 외모로 한몫하는 연예인들이 총 출동해 눈요기를 선사한다.

네티즌들은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하는 ‘딸려송’을 들은 뒤 “넘 재밌다.”,“정말 엽기적이다.” 등의 답글을 올리며 다른 사이트로 퍼나르고 있다.

ID가 ‘귀염둥이’인 네티즌은 “정말 강추네요.^-^ 정말 생긴대루 살아봐요. 성형수술 같은 거 돈들여서 하지말구 자기자신의 개성을 살리면 되잖아요^-^. 나다움을 찾자구요.” 유머사이트 풀빵닷컴(www.pullbbang.com)이 만들어 낸 얼굴 없는 인터넷 패러디가수 박분자(가명)는 인터넷에 첫 곡을 띄운 뒤 한달만에 인터넷을 점령한 대박스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한 주간의 검색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정하는 4월 넷째주 인물 검색어 1위에 올랐으며 박분자 팬카페가 20여개나 생겨났을 정도.

화장실에서 휴지가 없어 속타는 심정을 천연덕스럽게 노래한 ‘휴지의 시’,돼지저금통을 훔쳐간 친구를 원망하는 ‘잡히지마’,스타크래프트를 소재로 한 ‘맵핵의 추억’ 등 지난 달말부터 최근까지 발표한 3곡 모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풀빵닷컴은 얼굴을 공개하지 않은 채 박분자 홈페이지(박분자 풀빵클럽)를 통해 그녀가 가수를 꿈꾸며 64곳의 음반기획사를 전전했다거나 최근 벨소리 가수로 짭짤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등 근황을 전하며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얼굴 공개 좀 해요.”,“보구 또 보구 해도 정말 좋네요. ㅋㅋ(웃음소리). 일하다가 한번씩 보면 기운 난다니깐요. 화이팅입니다.” 등의 글들을 올리며 열광하고 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인터넷 사이트 공간은 놀이의 공간”이라며 “사이버공간에서 역할놀이와 이미지 놀이가 얼마든지 새롭고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고 이곳에서는 현실세계와는 달리 변화가 빠르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