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1.5세 브라질 국내 여성의류 패션계의 샛별 이윤희

by 허승현 posted Jul 2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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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닷컴] 지난 6월 15일자 브라질 유명 일간지 ‘에스따도 지 상파울로(Estado de Sao Paulo) 1면을 장식한 최근 브라질 국내 패션계에서 재능을 인정받아 유망주로 주목 받고 있는 한인 1.5세 이윤희(23) 의상 디자이너.

졸업작품 하나로 그야말로 ‘대박’(?) 인생을 누리고 있는 그녀를 21일(목) 저녁 봉헤찌로에 소재한 한식당에서 어렵사리 만났다.

가족들과 함께 저녁자리를 함께한 것도 오랜만이라며 “정말 기대하지 않았어요. 대학 졸업작품 심사에 참여한 심사위원 중에 제 작품을 보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것이 모든 것의 시작였어요”. 라며 작은 체구에 미소가 유달리 예쁜 그녀는 야무진 어조로 차분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2세 때 부모님(이한범, 정현옥)과 그리고 오빠(현선)를 따라 브라질로 이민을 온 그녀는 평소 성격이 내성적인 관계로 유독 혼자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대학 진학을 앞두고 지금의 의상 디자이너 보다는 산업디자인이나 순수미술 쪽에 지원할 생각 이였다. 하지만 봉헤찌로에서 의류업을 운영하며 고생하는 부모님들을 바라 보면서 당초 진로 계획을 바꾸어 산타 마르셀리나(Santa Marcelina)의상 학과에 진학을 결정했고, 당당히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후 자신의 차기 작품을 구상하던 즈음 현역 디자이너의 적극적인 권유로 2010년 국내 신인 전문 디자이너 인재 발굴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 기관인 ‘까사 도스 끄리아도레스’(Casa dos Criadores)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한 것이 그녀의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결과는 기대 이상 이였다. 모두에게로부터 기립박수와 폭발적인 호평을 받았고, 그 대가(?)로 엘루스(Ellus)사에 특채로 입사하는 놀라운 성과를 얻어 냈다.

최근에는 브라질 국내 대형 의류 유통사인 C&A T-Collection 프로젝트에 카린 펠레(Karin Feller), 다니엘라 핫씨(Daniela Hasse) 등 유망 디자이너들과 함께 초대되어 화려한 색상과 독특하고 개성 있는 총 10가지를 페인팅 작품을 선보여 극찬을 받았고, 그녀의 작품들은 곧 제품 생산으로 이어져 전국 매장에 그녀의 사진과 함께 제품이 전시. 판매되기도 했다.

자신의 이름이 인터넷과 패션전문 잡지, 일간지 그리고 교포 언론지 등에 소개되면서 올해 5월 방송 프로그램 제작 차 브라질을 방문한 이상봉 디자이너를 직접 만나는 행운도 얻었다.

그녀의 작품 포트폴리오를 유심 있게 지켜본 이상봉 디자이너는 “작품 모두가 매우 독창적이면서 창의력이 풍부하다”라며 극찬하면서 “실무경험도 중요하지만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 것과 한국에서 열리는 콘테스트에도 공모해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라며 그녀의 작품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귀국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그녀는 쇼핑 등에 25개의 매장을 소유하고 있는 여성 의류 전문 브랜드이인 까발레이라(Cavalera)사에 1년 전에 자리를 옮겨 쟁쟁한 현역 디자이너들과 함께 당당히 어깨를 겨루며 사내 판매 랭킹 상위 순위를 유지하면서 실력을 인정 받고 있다.

유망 디자이너로서의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반면 자신의 일상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항상 공책을 허리춤에 차고 사물 등을 유심히 관찰하며 메모하던 오래된 예전 습관도 언제부턴가 자연스레 사라졌고, ‘한번 시작한 일은 끝내야 성이 차는’ 고집 때문에 정시 퇴근 시간을 놓치기 일쑤이다 보니 주말에나 친구들과 만나 그 어는 20대 또래 초반과 같이 서로 수다를 떠는 것이 유일한 취미라고 했다.

법대나 의대학과 친구들을 만날 때 마다 시험 공부에 호소하는 달리 자신은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시험 답안지를 놓고 매일 혼자만의 긴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이윤희 디자이너.

그런 그녀가 모든 일을 접고 그 동안 미뤄왔던 유학 길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평소 평범하고 소박하게 사는 것이 바람이라는 부모님의 지나친(?) 잔소리와 유명 회사들의 러브 콜도 뒤로 하고 말이다.

그녀가 도전할 새로운 미션은 세계 3대 패션 스쿨로 손꼽히는 영국 ‘세인트마틴스’(Saint Martin’s) 대학 대학원 과정을 수료하는 것이다. 이미 대학 1년 재학 당시 아무 생각 없이 치른 입시시험이 학교 측으로부터 입학 합격 통보를 받은 상태다.

우상으로는 중국계 캘리포니아 태생인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을 꼽았다. 자신과 같은 20대라는 점도 있지만 동양인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과 편견 속에서도 패션계에서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의류 디자이너를 꿈꾸는 후배들을 향해 이론보다는 실전경험을 쌓는 것과 자신만족 보다는 소비자들에게 구매심을 자극하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경험에서 얻은 그녀의 당찬 외침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올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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