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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들에게 희망의 소식이 전해졌다. 희망을 기획했다는 이유로 갇힌 몸이 되었던 송경동과 정진우가 보석으로 석방된다는 소식에 희망 뚜벅이 11일차는 한껏 들뜬 걸음으로 거리를 누볐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 뚜벅이' 열하루째 날(9일)은 수원역에서 출발했다. 차가왔던 겨울바람은 뚜벅이들의 걸음이 시작되자 자자들었다. 수원 화성 박물관을 지날 쯤 상기된 얼굴로 눈을 휘둥그레 뜨고 둘러보는 뚜벅이가 있다.


"여기 이런 도로도 있었네! 내가 십년 동안 일한 곳인데…."


여민희다. 1998년 재능교육에 입사해 이곳에서 십년 동안 학습지 선생으로 여민희는 일했다. 2007년 12월 21일 노동조합 탄압에 맞서 농성을 시작한지 1500일이 훌쩍 넘었다. 1500일은 삼백예순 날을 십년 동안 골목골목을 두 발로 누비며 다니던 일터의 길조차 바뀐 시간이 되었다. "여기가 내가 수업을 하던 곳이거든요"라며 말끝을 흐리는 여민희의 목소리가 떨린다. 길이 바뀐 시간, 그 시간은 여민희에겐 멈춤이었다. 돌아갈 수도 앞으로 나갈 수도 없는 텅빈 공간 안에 여민희는 살고 있다.


4.4km를 걸어 경기지방경찰청 앞에 도착했다. 오전 11시 30분에 있을 삼성전자 앞 집회 때문에 잠깐 항의만 하고 돌아설 예정이었다. 집회신고를 한 터라 뚜벅이들은 자연스럽게 경찰청 정문 앞으로 갔다. 하지만 이게 뭔가? 갑자기 경찰청 건너에서 집회를 하라며 밀친다. 거리에 감금이 되어 몇 시간씩 화장실을 가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몸자보를 벗지 않고 버티던 뚜벅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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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엄연히 신고까지 된 집회인데 장소를 벗어나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경찰력이 배치되고 몸싸움이 벌어지고 방패 앞에 주저앉고. 뚜벅이들은 유성기업과 쌍용자동차에서 용역경비들의 폭력은 수수방관하고 노동자의 행위에만 엄격 대응한 경찰의 편파성을 규탄하는 발언을 이어가며 경찰청 앞 도로에 주저앉아 집회를 이어갔다.


경기지방경찰청의 '대처' 때문에 행진 일정이 늦어졌다. 삼성전자에 오전 11시 30분까지 도착하는 게 무리였다. 덕분에 뚜벅이들의 발바닥이 호강을 했다. 어렵사리 준비된 삼성 앞에서 집회이기에 버스로 이동을 하기로 결정난 것이다. 


삼성전자가 있는 수원시 영통구청 사거리 앞에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들과 함께 하는 '반올림'과 삼성일반노조에서 이미 집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에 맞춰 삼성전자 직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좀체 선전물을 받지를 않는다. 눈길조차 주지 않고 묵묵히 바닥만 바라보며 잰걸음으로 지나친다. 선전물을 왜 받지 않느냐고 물었다. 


"사진 찍힐지 몰라서…"


조용하게 말을 하며 지나친다. 삼성그룹의 무노조 경영은 언제 어디서 감시할지 모르는 뛰어난 정보력과 감시력에 기인한 것일 수 있다. 반올림 활동가는 "이미 사회문제화 되어 은폐할 것 다 은폐했음에도 이번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그전에 얼마나 많은 발암물질 속에서 노동자가 생명을 바쳐가며 일했냐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후에는 오늘 숙소이자 저녁 문화제 장소인 한신대학교까지 10km를 걸었다. 재능교육 등 장기농성 노동자들의 커리캐처를 그려주는 이동수 화백은 뚜벅이들의 얼굴을 종이에 그려내느라 정신이 없다. 또한 뚜벅이들이 행진을 멈추고 쉴 때는 자신이 직접 편곡 개사한 노래를 불러 힘든 여정에 즐거움을 전해주기도 했다.


내일(10일)은 '붕붕 데이'다. 차를 타고 외국투자기업이 노동조합 탄압이 벌어지고 있는 수원 장안공단으로 가 한국3M, 포레시아, 파카한일유압의 노동자들을 응원한다. 이후에는 유성기업 아산공장으로 이동해 밤에는 잠 좀 자자는 노동자들과 연대할 예정이다.


지금 한신대에서는 한쪽에서는 삼겹살이 구워지고 한쪽에는 저녁문화제를 학생들과 함께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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