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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어머니가 계실 때는 어머니를 봐서라도 모였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형제들이 다 같이 모인 적이 없어요.” 김모(51·여)씨는 이번 설 연휴 때 친정에 가지 않았다. 명절에 형제들이 함께 모이지 않은 지가 벌써 10년이 흘렀다. 남동생과 함께 사시던 어머니가 며느리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생각에 친정으로의 발길을 ‘뚝’ 끊은 까닭이다. “어머니가 며느리 눈치보며 사시다가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어요.” 김씨는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죄송하지만 만나서 싸우고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 안 보는 게 속 편하다”고 털어놨다.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명절에 모이지 않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늘어나고 있다. 종교문제·재산문제·기타 이유 등으로 다퉈 명절 연휴를 각자의 집에서 보내는 것. 이들에게 명절은 ‘가족 화합의 장’이 아닌 ‘가족 간의 단절’을 확인하는 씁쓸한 날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가족이라는 틀보다는 개인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생기는 사회 현상”이라며 “마음에 들지 않아도 참고 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등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회사원 박모(29)씨의 아버지는 8남매 중 장남이지만 몇 년째 친척 중 일부가 찾지 않고 있다. 아버지 형제들이 종교문제 때문에 제사를 두고 큰 갈등을 빚었던 것이다.

박씨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제사 지내기를 원하지 않는 친척들은 아예 왕래가 없다”면서 “명절에는 함께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거웠는데 이제는 썰렁하다”고 씁쓸해했다.

회사원 김모(57)씨는 경제적 문제로 형제들과 왕래하지 않는다. 김씨의 아내 박모(54)씨는 김씨가 장남이라는 이유로 시어머니 병시중을 혼자서 들고 병원비를 모두 부담했다.

그러나 김씨 형제들은 어머니의 죽음이 박씨가 병시중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며 박씨를 비난했다. 또 김씨에게 대놓고 경제적 도움도 요구했다.

김씨는 “내가 조금 형편이 낫다는 이유로 집안일에 내가 돈을 내는 것을 당연시하고 자신들을 도와주기를 바라는 동생들에게 실망이 컸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큰며느리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지만 누구 하나 인정해 주는 사람도 없다. 시집 식구들 때문에 화병도 생겼다”고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가족 중심의 가치가 사라지고 개인주의가 퍼지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은 “명절을 전후로 고부갈등·집안갈등 등의 상담이 급증한다”며 “예전에는 집안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는 개인 중심이다. 마음에 안 들면 안 보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쉽게 관계를 끊는다”고 분석했다.

가정연구소 하이패밀리 송길원 대표는 “요즘 사람들은 그냥 싫으면 안 보는 경향이 강한데 가족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산업화 등으로 인간관계의 기회가 많아지면서 가족의 중요성이 약화한 것도 단절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가족관계는 인간관계의 리트머스 시험지”라며 “명절 모임을 내 뿌리는 어디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로 삼고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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