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뮤지컬 희망을 보았다"

2006.12.05 23:29

장다비 조회 수:8624 추천:113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의 막이 내렸다. 뮤지컬 마니아들에겐 이제 한 해가 다 지나간 듯하다. 그만큼 뜨거운 열정과 감회의 정리가 있던 시간이었다.

 어느 해나 마찬가지였겠지만 금년 수상자들은 하나하나 고민의 흔적을 담아야 했던 '작품'들이었다. 몇몇 분야에서는 심사위원들도 몇시간씩 난상토론을 거쳐야 했을 정도다. 하지만 역으로 말하자면 그만큼 우리 뮤지컬 작품들이나 참여하는 인력의 수준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후보가 된 그 누구에게 상이 돌아가도 좋을 만큼 수준급 무대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어느 부문이건 의미가 있겠지만, 특히 베스트 외국뮤지컬상이 소극장 번역 뮤지컬인 '아이 러브 유'에게 돌아간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이 공전의 흥행을 기록한 이후, 우리 뮤지컬계는 고급화와 대형화의 추세를 걸어왔다. 그러나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작들은 그만큼 흥행의 성패에 따른 리스크를 안게 마련이고, 상황에 따라서 이는 다시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아이 러브 유'의 성공 이후 급속한 양적 팽창을 보이고 있는 소극장 뮤지컬의 등장은 이런 어려움 속에 하나의 대안을 제시해줬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90년대 대형화 일로를 걷던 영미권 뮤지컬들이 잇따른 대작들의 흥행 실패로 어려움을 겪다가 '렌트', '유린타운' 등 이른바 오프브로드웨이로 명명되는 소극장의 실험적 작품들로 그 활로를 개척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더구나 단순한 외국 작품의 '베끼기' 수준을 넘어서 우리식 감성과 느낌으로 재구성해낸 제작진의 노력은 가히 박수를 받을만 했다. 앞으로 수입 뮤지컬이 나가야 할 방향성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도 높이 살만한 일이다.

 최우수작품상을 선정하지 못한 일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빨래'가 작사극본상을, '밑바닥에서'가 음악상을, '하드락카페-Lost in Paradise'가 안무상을 수상했지만, 사실 이들 중 어느 한 작품을 올해 최고의 창작뮤지컬로 삼기에는 아쉬움과 부족함이 있었다.

 최고의 작품을 찾아야하는 과정이 단점이 덜한 작품을 고르는 어려움으로 변질되는 것은 반갑지 않은 일이다. 번역 뮤지컬들에 비해 순수 창작 뮤지컬이 약세를 보였던 것도 어려움을 배가시킨 한 요인이었다.

 2006년에는 우리 뮤지컬 시장에 소개될 창작 뮤지컬이 여럿 준비되고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감격에 겨워 울먹이는 수상자도 멋있었지만, 이들이 호명될 때마다 괴성(?)에 가까운 환호와 지지의 박수를 보내준 객석의 열정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다. 순수한 열정의 마니아들 없이 열 한번에 걸친 뮤지컬만의 축제는 불가능한 일이었으리라. 열아홉번째 트로피가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관객들의 몫이다. 이들이 바로 우리 뮤지컬계의 진정한 미래이자 꿈이기 때문이다.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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