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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TV에서 화려한 무대위로 미녀와 함께 나타나 멀쩡한 사람을 순식간에 두 동강내는가 하면 평범하게만 보이는 모자 속에서 토끼, 비둘기 등이 수도 셀 수 없이 튀어나오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이담에 커서 유명한 마술사가 될 거야’ 라는 동경심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반복되는 뻔한 마술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이번엔 사람이 아닌 커다란 물체를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게 하고, 마치 축지법이라도 쓰는 마냥 중국 만리장성을 뚫고 나오는 대형 스케일의 마술이 등장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무대가 아닌 관객의 눈앞에서 이루어지는 Street 매직, 즉 클로즈업 마술로 새롭게 부활됐다.

하지만 이에 반면 한국 마술계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한때 명예와 부를 안겨다 준다는 이유로 지망생들이 끊이지 않던 마술학원가에는 폐업하는 학원들로 이어졌고, 당시만해도 이름을 날리던 마술사들 마저 눈에 띄게 줄어든 공연스케줄 탓에 생활고에 견디지 못하고 다른 삶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당시만 해도 한국마술의 재기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던 그때 젊은 마술가가 나타났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마술대회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 이은결. 그런데 한국에 이은결이 있다면 브라질에는 '내' 가 있다라고 장언하는 패기당찬 이가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바로 송호림(32세)씨. 얼마 전 쓰리엔젤스 정기공연에서 놀라운 마술공연을 선보여 한인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한 그는 이미 브라질 유수 공중파, 케이블 방송에도 여러 차례 출연한 경험은 물론 국내 대기업 대형 이벤트에 초대공연을 가질 만큼 브라질 사회에서 잘 알려져 있는 한국인 마술사다.

브라질 마술계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한국인이기도 한 그는 장소와 때를 막론하고 사람들에게 기쁨과 굴욕(?)을 동시에 쉴새 없이 안겨준다. 인터뷰 도중에도 손만 맞대어도 무시한 화력을 자랑하는 불이 뿜어 나오는가 하면 범상치 않은 손놀림으로 카드마술을 보여줄 때에는 마치 무엇에 홀린듯한 기분을 들게 하는 이것이 바로 클로즈업(Close-Up)마술이다.

클로즈업 마술은 말 그대로 관객과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서 행하여 지는 마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가까움으로 인하여 더욱 재밌으며 신기한 마술이다. 요즘 인터넷 발달로 인해 손쉽게 검색만 해도 세계 각국 클로즈업 마술사들의 동영상을 찾아 볼 수 있는데 특히 미국인 David Blaine의 마술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를 마술계에 첫 발을 들여 놓게 된 계기는 삼촌의 역할이 컸다. 당시 8살 이였던 자신 앞에서 손수건 마술을 보여주던 삼촌의 모습을 보며 마술사를 택했다는 그는 시간만 나면 혼자 연습에 몰두하기를 거듭,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는 아예 친구들을 모아놓고 공개적으로 마술을 보여 주며 환호하며 즐거워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꿈도 자신감도 조금씩 굳혀지는 듯 했다.

그러나 12살 되던 해 부모님과 함께 브라질 이민 온 그는 성인이 되면서 학업과 사회생활까지 병행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힘겨운 생활에서도 그는 끝내 마술사의 꿈을 버리지 않았고, 결국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그는 밤낮을 지새우며 본격적으로 마술연습은 물론 개발에도 몰두한 결과 현재까지 약 5가지의 새로운 마술을 탄생시기에 이르렀다.

난생 처음 마술사라는 직업이 새겨진 자신의 명함을 들고 이벤트업체를 찾아 나섰지만 당연히 아마추어 마술가에게 선뜻 섭외제의를 해 온 곳은 없었고, 할 수 없이 그는 눈물의 빵을 먹을 결심으로 밤이면 시내 식당이나 술집을 찾아 다니며 문전박대를 당한 것도 여러 차례. 그러나 그는 조금씩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는 한편 자신의 마술을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마음의 위안을 삼았다.

지금은 마스터로 불리 우며 국내 각종 이벤트행사 출연 등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그가 특별한 외출에 나섰다. 마술을 시작한 지 처음으로 한인관객들에게 마술을 선보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것.

25일(수) 저녁 교포 청소년 오케스트라 쓰리엔젤스 정기공연에 앞서 특별순서로 초대받은 그는 30대라고 믿겨지지 않는 훤칠한 외모와 한눈에 봐도 그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현란한 색상의 카드문양이 새겨진 넥타이._MG_1502_logo.jpg

“오늘 한국 분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무대라 많이 떨리네요. 특히 공연 내내 한국말로 해야 한다는 것이 저를 더욱 힘들게 하네요(웃음).” 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한국인이 한국관객 앞이라 더 떨린다는 말에 조금 의아해 할 수 있지만 지금껏 주요무대가 브라질인 이였다는 점을 볼 때 그의 말이 그다지 낮 설지 않게 느껴졌다.

이윽고 그의 첫 무대가 올려지고 조명을 받으며 무대 중앙에 섰지만, 그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선은 그다지 밝지는 않았다. 더욱이 무선 마이크가 잡음을 내는 바람에 대사 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순조로운 진행을 기대하기엔 무척 버거워 보였다.

공연 전 인터뷰에서도 내심 부담감을 떨쳐 버리지 못했던 그에게서 당혹스러운 표정은 역력함을 느꼈지만, 뻔하고 황당한 간단한 마술을 시작으로 마스터답게 차분하게 첫 무대를 이끌어 갔다.

곧 이어 클로즈업 마술의 묘미인 즉석에서 관객과 함께 펼치는 마술이 이어지자 좀처럼 반응을 보이지 않던 객석에서 조금씩 웃음소리와 함께 박수갈채가 무대위로 쏟아졌다. 계속 이어지는 놀라운 광경 앞에서 관객들은 환호와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마치 그가 부리는 마법이라도 걸린 듯 공연 내내 박수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그렇게 아쉬움도 뒤로한 채 이제 마지막 순서를 위해 무대중앙에 앉은 그는 어두운 조명과 배경음악과 함께 동화 속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모든 관객들은 물론 공연스탭들 역시 숨을 죽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그의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했다.

흰 내프킨을 물 컵에 적시며 무언가를 하려는 듯 몇 번을 그렇게 시도한 끝에 넒은 무대위로 흰 눈이 날리기 시작했고, 극장 허공 가득히 날리는 눈을 바라보던 관객들의 환호와 탄성 그리고 박수소리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공연을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오던 그는 “첫 무대여서 긴장 했나 봐요.(웃음) 보조하는 친구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미쳐 준비가 되질 않아 미흡한 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기쁘네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기쁨을 드리고 싶네요.” 라고 이렇게 소감과 바램을 전했다.

5년 전부터 데이비드 카퍼필드 등 세계 유명 마술사들이 가입되어 있는 세계 마술인 협회(International Brotherhood of Magicians)임원으로 앞으로도 활발한 공연활동과 신 개발을 통해 한국인으로서 브라질 국내 최고의 마술사가 되겠다는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밝히는 그의 향후 활약상에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사진제공 : Renato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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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철 2007.04.29 06:07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마술대회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사람은 이은열이 아니고 이은결입니다.
    오타 수정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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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희 2007.04.29 11:06
    앗 이분 아는분이다 ^^ 기대가 커요~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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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세상 2007.04.29 21:41
    송 호림씨의 마술 연기를 보지못해서 아쉬운감은 있지만 ..
    울, 한국분이 부라질 사회에서
    멋진 마술을 개발시키고 보여준다는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쌀쌀한 날씨인데 갑자기 마음이 뭉쿨해지면서 따뜻해집니다...
    노력하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송 호림씨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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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4.30 02:01
    한국마술사가 있다니 참 기대되는군요
    혹시 연락처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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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술사 송호림 2007.05.02 06:29
    안녕하세요
    마술사 송호림 입니다.
    한국분들께는 처음 서보는 무대라 많이 미흡했었고 긴장했었는데 좋은면만 보아주신것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격려 말씀 감사합니다. 항상 최고가 되도록 노력하는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
    제 연락처는 11-8114-5528 이며 사이트는 www.magicoho.com.br 로 접속하시면 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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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 마음 2007.05.03 03:07
    한인 사회에서 자주 보고 싶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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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ero 2007.05.11 02:56
    진짜 재미있었어요! EMO_3
    항상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훌륭한 마술사가 되세요! EMO_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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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 2007.05.11 10:08
    동양선교교회 공연 너무 재밌게 보았어요!! 특히 마지막 눈 내리는 마술은 참.. 너무 감동적이에요. TV에서만 봤던 마술을 직접 보니까 참 신기하네요. 한인사회에 프로 마술사가 있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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