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패션계의 새로운 유망주 추누리양

by 인선호 posted Jun 0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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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높은 브라질 패션쇼 중의 하나인 ‘모룸비 패션 쇼’에 출품한 20대 한인소녀의 작품들이 모두 최 우수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으며 패션업계의 새로운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 20대 소녀는 바로 추 누리(23)양.

최 우수 디자이너로 선정되면서 연일 브라질 유명 패션잡지 등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누리 양에게는 “자고 일어났더니 유명인이 되어 있더라.”라는 말이 무색하게 들릴 만큼 16세 때 부모님(최복순(48), 추교욱(50))을 따라 브라질로 이주 해 중학교 과정을 마쳤지만 당시 불법체류자인 신분이라는 이유로 고등학교 진학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평소 누리 양을 아끼던 중학교 교장의 추천 도움을 받아 무사히 고등학교 과정을 마칠 수가 있었는데 어머니 최복순씨는 “만일 교장의 추천서가 없었더라면 아마 중도에 포기했을 것이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선뜻 추천서를 해준 교장 선생님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라고 말하고 "영주권이 없어 남들처럼 좋은 환경의 학교는 물론 생활고로 인해 과외공부 조차 제대로 시키지 못해 항상 마음이 많이 아팠다.” 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어머니 최씨는 또 “처음에는 (누리가) 노력파인지 몰랐다. 이민 4개월 만에 무작정 공장을 얻고 맞벌이를 시작하다 보니 자매끼리 서로 포어 사전을 보면서 공부하며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다른 아이들보다 적응이 빨랐던 것 같다.” 고 말했고 이에 누리 양은 “부모님들의 서투른 포어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억척스러움과 열정적인 모습에 아마 큰 영향을 받은 듯.” 이라며 수줍은 웃음을 지워 보였다.nu2.gif

고등학교를 졸업한 누리 양은 브라질은 물론 중남미 지역에서 패션 디자인 명문으로 꼽히는 산따 마르셀리나(Faculdade Santa Marcelina)대학에 도전, 당당히 합격해 가족들은 물론 친구들을 놀라게 했고, 매년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졸업 논문과 주요 전공인 의류, 가방, 신발 등의 작품심사를 거쳐 15명의 우수 졸업생을 선발, 브라질 패션업계의 유명인사들로 구성된 작품 평가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최종 우수작가 5명 중 최우수 성적을 얻어, 딸만 둘인 부모님에게 항상 "열 아들 부럽잖은 딸이 되어 드리고 싶었다." 며 지극한 효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모룸비 패션 쇼’에 첫 참가하는 기회를 얻어 자신의 전공분야인 의류, 신발, 가방 등의 출품작 모두 최 우수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까지 누리 양은 또 다른 시련을 겪었다.

그것은 출품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아 의류부문 본을 맡았던 담당자가 부친상을 당해 진행계획에 큰 차질을 빚기도 했고, 상 파울로에 몇몇 되지 않은 수화 제작자의 돌연’死’(사) 등 연일 이어지는 불운 앞에 좌절감을 느낀 누리 양은 몇 번이고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기도 했지만 “당시 사람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힘들 때 마다 항상 기도했다.” 며 자신만의 극복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매년 2회에 걸쳐 열리는 ‘모룸비 패션 쇼’는 산타 마르셀리나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은 Fabrica do Morumbi Fashion社가 우수 선발학생들에게 2년간의 각자의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도록 하고 이에 대한 제작비용 전액을 후원하고 있다. 심사위원으로 Walter Rodrigues씨 등 브라질 패션업계를 대표하는 거장 23명으로 구성될 만큼 브라질에서 권위 있는 ‘패션 쇼’에서 그 동안 많은 시련 끝에 누리 양이 일궈낸 성과는 그야말로 모든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nuri1.gif

자신의 작품에 맞는 테마를 역사미술, 작품전시회, 영화를 감상하며 영감을 얻는다는 누리 양은 “세계 패션시장에서 브라질 의류가 바닷가 등 자연환경에 어울리는 섬유의 색감과 튀는 디자인이 주목을 끌로 있다.”면서 “이제 브라질 패션은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의류산업을 반세기에 걸쳐 발전시켜 오면서 얻은 노하우와 경험이 ‘라틴 명품’을 생산하는 것이 자산.”이라고 자신 있게 설명한다.

현재 누리 양은 후원사인 Fabrica do Morumbi Fashion社에서 브라질 유명 디자이너들과 함께 1년 비 정규직 계약을 맺었고, 이 밖에도 유명 의류 업체인 ‘R’ 등 여러 업체에서 프리랜서 직을 맡아 일주일 내내 자신의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는 그녀는 “오는 8월 ‘패션 쇼’ 에 출품을 하기 위해 작업에 열중 하고 있다.”고 현재 근황에 대해 말했다.

“언니는 경영이나 염색가공 기술부분에 뛰어나다. 앞으로 언니와 함께 각자의 전공을 살려가면서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며 함께 새로운 의류 브랜드회사를 설립해 운영해 나가고 싶다.” 는 포부를 밝혔는데 누리 양의 언니 로미(25) 양도 성 베르나도시(市)에 있는 FEI 공대에서 섬유학과를 공부하던 중 교수의 적극적인 권유로 휴학 계를 내고 한국으로 유학 길에 올라 대구 섬유 테크닉대학을 졸업하고 2주전에 귀국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가 제일 견디기 어렵다는 누리 양은 또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 내년쯤 해외로 나가 더 많은 것을 보고, 공부하고 싶어 현재 계획 중이다.” 라고 말하고 같은 연령대의 청소년들에게 “꿈과 열정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노력한다면 반듯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수줍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모룸비 패션 쇼’의 입상 작품들은 주최측인 Fabrica do Morumbi Fashion社가 독점 라이센스를 소유하고 생산. 판매함으로 인해 조만간 누리 양의 작품을 유명 쇼핑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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