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한국 문화의 날’ 행사 성황리에 폐막</b>

by 인선호 posted May 2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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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금) 저녁 7시 권영욱 주 상파울로 총영사 주최 전야제를 시작으로 개막된 후 오늘 27일(토)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봉헤찌로 ‘오피시나 지 꿀뚜라 오스왈도 데 안드라지’ 문화원에서 열린 ‘한국 문화의 날’ 행사가 성황리에 폐막됐다. [특별 사진게시판 가기]


‘농악 풍물패’ 시가행진 퍼레이드

쌀쌀한 아침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27일(토) 오전 8시 30분. 집결장소인 봉헤찌로 R. Jose Paulino 길 입구에 모인 ‘농악 풍물패’는 9시 정각 상쇠 조평묵씨의 사인에 맞춰 풍악을 울리며 힘찬 첫 발을 내 딛고 행진을 시작했다. 갑작스런 음악소리에 모든 점포 상인들은 인도로 몰려들었고, 주말을 맞아 쇼핑 나온 현지인들도 가던 걸음을 멈추고 넋을 잃은채 행렬을 지켜보는 등 행사 오픈 이벤트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mun1.gif

행사에 특별히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해외 교포들로는 처음으로 홍보차량을 몰고 한국에 입국해 남다른 나라사랑을 실천해 국.외 언론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해병대 전우회(회장:정효근) 홍보차량도 합세해 브라질 6승을 기린다는 메시지와 함께 양국 국기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며 ‘꼭지점’ 역활로 인해 현지인들의 주목을 사로 잡는데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다.

R. Jose paulino 를 출발한 ‘농악 풍물패’ 는 첫 사거리 지점에 모여 큰 원을 그리며 약 10여분간 공연을 하는 동안 브라질 인들은 이를 놓칠 새라 너도 나도 휴대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한 노점상 주인은 자신의 눈 앞에서 벌어지는 흥겨운 장단 유혹을 져버리지 못하고 결국 손을 치켜들고 따라 하기라도 하는 듯한 우스운 몸짓을 보여주는 진풍경도 곳곳에서 연출되었다.mun2.gif

박동수 한인회장, 주성호 평통 남미협의회장, 황윤재 준비위원 등은 행사 홍보책자를 손수 들고 구경 나온 시민들에게 일일이 나눠주며 참여를 부탁했고, 한인 교포들은 거리는 물론 아파트 베란다에 가족들과 함께 구경하며 박수를 쳐주는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이 지역 교통이 마비되어 큰 혼잡을 빚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오히려 행렬을 향해 손을 흔들며 즐거운 표정으로 화답을 해주어 축제분위를 한층 고조시키기도 했다.

브라질 천주교회 농악동아리 팀 20명과 황윤재 무용학원 생 15명 등 35명으로 구성된 ‘농악 풍물패’는 예정대로 R. Julio Conceicao, R. da Graca 구간을 지나 행사장소로 무사히 도착해 입구에서 이들을 마중 나온 행사 관계자들을 비롯 관객들의 뜨거운 환영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mun3.gif


다채로운 행사로 풍성한 볼거리 제공

‘한국 문화의 날’이 열리는 행사장은 이른 시간부터 모처럼 자녀들과 노부모 등과 함께 구경 나온 교포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행사장 입구에 걸린 대형 홍보물 아래서 화려한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자원봉사자들은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었고, 행사 관계자들 역시 곧 시작될 행사준비를 위해 바쁜 걸음으로 행사장을 쉴새 없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었다.

한편 주차장에 마련된 음식코너에는 아바이순대, 녹두빈대떡, 잡채, 떡(브라질 부인회)을 비롯해 오뎅, 떡볶이, 즉석 김밥(맛나스넥), 김치, 젓갈(우리김치)등으로 한국 옛 장터을 연상케 했는데 갖가지 음식들을 가판대 위에 가지런히 정돈하던 기은주 부인회장은 “약 2백여 인분을 어제 회원들이 모여 새벽까지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고 말하고 “막걸리를 준비하지 못했다.”며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결국 수소문 끝에 포장 막걸리를 급조해 판매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mun5.gif

분식코너 앞에서 부인과 함께 오뎅과 김밥을 맛 보던 Jose(54)씨는 “일본거리에서 먹는 것 보다는 맛이 독특하고 훨씬 맛있다.”며 “따봉”을 연발하며 즐거워했고, 무언가를 들고 서성거리던 Ricardo(18)군은 갑작스러운 인터뷰에 조금 놀란 표정으로 “한국인 친구 덕에 한국음식을 자주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오늘 와보니 음식도 다양하고 맛이 좋다.”라며 자신이 들고 있던 떡을 권하기도 했다.

한인 미술협회(회장:성상원)회원들의 작품세계를 만끽 할 수 있는 미술 전시회장에는 약 30여 점이 선정, 전시되어 많은 눈길을 끌었다. Roberta(25)과 Silvia(25)씨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작품들 수준이 뛰어나다는 것을 느꼈다. 작품들 중 제일 인상 깊었던 작품은 ‘4계절’을 꼽고 싶다.”라고 밝은 웃음과 함께 인터뷰에 응해주기도 했다.

메인 공연 무대가 설치된 행사장 내부에는 약 150여 개의 의자를 가득 메운 관객들은 현란한 조명아래 시간대별로 펼쳐지는 다채로운 공연을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공연장 내부 한쪽에 마련된 한국 전통 차 판매코너(한국의 집)에서 쌍화차, 인삼차, 율무차등에서 우러나오는 향으로 인해 행사장 내부가 마치 전통찻집에 들어 온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mun6.gif

‘한글 이름 써주기’ 가 한창인 행사장 앞에는 현지인들이 줄을 서는 등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Zilda(46)씨는 한글로 된 자신의 이름이 쓰인 한지를 보여주며 “왜 (내 이름이)두 글자밖에 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탓에 모든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우봉연서회'(회장:조건형)에서는 회원들이 자비를 들여 ‘대한민국’, ’엑사 깜뻬엉’,’사랑해’ 등 한글로 된 차량용 스티커를 약 3천 여장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 했는데 이에 조 회장은 “요즘 자동차에 일본어나 한문 등의 동양적인 것을 많은 젊은이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 한글로 된 스티커를 제작, 배포 함으로 유행에 한 몫 더할 생각에 시도해 보았다.” 고 설명하고 “앞으로 (행사)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수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 며 폭발적인 반응에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행사장 2층에는 침술시범과 한인 이민역사 사진전, 한인사진협회(회장:윤민섭) 작품전이 열렸고, 주 상 파울로 총 영사관(총영사:권영욱)에서는 한국영화 4편을 오전 11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상영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취화선’을 관람한 후 상영관을 나오던 한 교포는 “너무 좋았다. 앞으로 이런 기회를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라며 출구를 향한 반면 상영관에 노부모와 함께 앉아 있던 교포는 “오늘 영화를 다 보고 갈 생각이다.”라며 프로그램 책자를 보며 상영 시간표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mun7.gif

휘날레 순서로 황윤재 무용단의 전통무용 공연 예정시각인 저녁 7시 전부터 이미 좌석은 물론 복도까지 관객들로 가득 메워 빈 공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고, 공연을 지켜보던 Renato(57)씨는 “너무 멋있다. 아름다움의 극치.”라며 아낌없는 찬사를 연발했고, 남편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Silvia(43)씨는 “공연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매료된 기분이다. 언제 또 다시 볼지 모르지만 공연장이라도 있다면 매일 가서 보고 싶다.’ 라며 흥분된 어조로 답하기도 했다.

마지막 순서로 박동수 한인회장과 주성호 남미 평통 협의회장은 경품으로 마련한 21인치 TV 2대와 대한 체육회(회장:김요진)에서 제공한 월드컵 단체응원 티셔츠 50벌을 추첨을 통해 선사한 후 박 회장은 “오늘 참석해 준 모든 분들과 행사를 위해 노력해 준 관계자들,특히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라고 감사함을 전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mun8.gif

황윤재 준비위원은 "최선을 다해 모두들  열심히 준비했다. 첫 행사라 조금 미흡한 점도 있었지만, 많은 한인 단체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비록 잘 치뤄진 행사였다고 자부하고 싶다. 더우기 오늘 행사를 위해 적극적인 봉사를 아끼지 않은 자원봉사자들에게 이 기쁨을 같이 나누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교포 행사 이래 약 19여 개의 한인 단체들이 참여로 최다, 최대의 행사로 기록될  ‘한국 문화의 날’ 행사는 브라질 현지 방송사인 TV GLOBO(채널5), TV GAZETA(채널11)등에서도 행사장을 찾아 전통무용,농악대 공연모습과 시민들의 표정 등을 카메라에 담는 등 높은 취재 열기에도 불구하고 정작 보여주어야 할 브라질 현지인들보다 교포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점에 행사에 참석한 대다수 한인들은 많은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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