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젊은 한인 교포 총각들(?)이 새해 이른 아침부터 150여명의 교포 어르신들에게 점심과 저녁을 접대하는 ‘연말 효도 경로잔치’를 마련해 교포사회에 훈훈한 귀감이 되고 있다. >[동영상보기]
주인공들은 이용형(33), 엄성필(33), 김영식(33)씨. 이들은 모두 동갑내기자 봉헤찌로에서 ‘청해일식’이라는 일식집을 작년 초에 오픈 해 현재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동업자 사이기도 하다.
행사일인 8일(일) 오후 12시경. 이들은 어르신들 맞이 준비에 분주한 모습으로 막바지 채비에 여념이 없는 듯 했다. “(어르신들) 많이 드시라고 약 100키로 양의 싱싱한 생선을 준비했습니다.” 며 빠른 손 놀림으로 초밥과 생선회를 만드는 이씨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송송 맺히고 있었다.
이씨는 15년 일식전문 요리가. 작년 2월 친구인 김씨를 통해 브라질에 이민 온 그는 곧 바로 지금의 일식집을 오픈했다. “처음에는 장소를 몰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일단 장소를 얻어 장사를 시작했지만 너무 없는 돈에 시작하다 보니 부족한 점도 많았지요.” 라고 말하고 “지금은 그 어느때 보다 만족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업자들과 함께 이런 행사도 준비하게 되었구요.” 라며 행사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작년 연말 120장의 초대권을 제작, 브라질 노인회에 전달 해 드렸습니다. 초대권은 한정이 되어 있지만 오시는 분들까지 접대 하려고 넉넉하게 준비했습니다.” 라는 김씨는 “저희들이 나름대로 정성스럽게 준비한다고 했지만 어르신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 라며 조금 걱정스런 마음으로 테이블에 놓여진 음식들을 가지런히 놓으며 “첨 하려니까 어렵네요.” 라며 너스레 웃음을 지어 보였다.
“친구들이 (경로잔치)하자고 했을 때 저도 흔쾌히 허락을 했습니다.” 라며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던 엄씨는 “한편으로 생긴지 얼만 안된 업소에다가 젊은 사람들이 이런(경로잔치) 행사를 한다면 과연 교포사회에 어떻게 비춰질 수 있을까 라는 걱정에 모두들 밤잠을 설쳤습니다. 혹시 업소홍보가 아니냐는 부작용도 생길 우려가 있을거라는 생각이였죠.” 라며 “그런데 그런 걱정을 했던 우리 자신들이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모르겠어요.(웃음)” 라며 음식을 들고 부페 테이블을 향해 바쁜 걸음으로 마지막 손님 맞이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날 부페식으로 준비된 테이블에는 각종 생선회는 물론, 튀김, 잡채, 샐러드등 약 11가지의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이 밖에 시원한 메밀국수와 구수한 된장국까지 곁들여 그야말로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어르신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러 왔다는 김 할머니는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라고 말한 후 “음식이 너무 맛이 좋아 한 그릇 더 먹어야 겠어요.” 라고 웃음을 지워 보여 주었고, 정 할아버지는 “연초부터 너무 과식하는 것 같아 조금 걱정이 됩니다만 준비한 분들을 위해 허리띠도 풀러 논 상태” 라며 일부러 자리에서 일어나 풀어진 허리띠를 보여주어 웃음바다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씨는 “영식이는 부모님이 모두 한국에 계시고, 저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아 명절때만 되면 항상 마음에 걸렸었는데…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드시는 모습을 보니 저희 부모님들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흐믓해 지네요.” 라며 “욕심 같지만 매년 이런 행사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보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라고 포부를 밝혔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어르신들을 향해 한 목소리로 “어르신들 건강하세요.” 라며 일일이 배웅을 하는 그 들의 모습에서 밝고 건강한 한인사회 모습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뜻 깊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