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도 말고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최측에서 증정한 대형 우산과 LG쇼핑백 등 경품을 한아름 안고 행사장 밖으로 부축을 받으며 나오던 장 모(80) 할머님은 감격스런 어조로 이렇게 한 마디를 던진 후 함박 웃음까지 지어 보이며 주최측에서 준비한 버스를 타고 행선지로 떠나는 동안 창 밖으로 손을 흔들어 보여 주셨다.
천주교 브라질 한인교회(주임신부: 이경렬)는 요셉회(회장: 엄상돈) 주관으로 29일(토) 오전 11시부터 한인교회 본당에서 ‘전 교포 효도 한마당 큰 잔치” 를 약 5백여 교포 어르신들과 가족 등 약 7백 여명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했다.
힘든 이민생활에 잊혀져 가는 ‘孝’를 상기하자는 뜻으로 교포 70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열린 ‘큰잔치’ 에는 오전부터 행사장 입구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행사를 비롯, 유명 영화제에서나 볼수 있는 ‘레드카펫’ 까지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고 이경렬 신부는 무지개 풍선 입구에서 입장하는 어르신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등 손님맞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행사도중 비상 응급 사태를 대비해 형제약국 김호상 대표는 녹십자병원에서 제공한 엠블란스 1대를 입구에 대기시켜 수시로 어르신들의 건강상태를 주시하는가 하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땀을 흘리며 입구에서부터 공연장까지 안내하는 도우미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孝’의 모습이란 굳이 먼 곳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끼기에 충분 했던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는 주성호 평통남미협회 회장, 김철언 한인회장, 이병학 노인회장, 김재환 상파울로 부 총영사, 최태훈 상공회의소 회장, 공용구 청사모 회장등이 참석하여 잔치 분위기를 한껏 빛내주었고, 축사와 답사를 통해 가족들에게는 격려를, 어르신들에게는 건강과 만수무강을 기원해 주었다.
▲ 이경렬 주임신부, 김재환 부 총영사, 김철언 한인회장, 이병학 노인회장(왼쪽부터)
고대웅 준비 위원장의 행사개요 설명과 사회로 국민의례, 내외귀빈 소개 등으로 진행된 1부순서 에서는 이경렬 주임신부는 기도 후 환영사를 통해 “이번 행사를 위해 수고한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아무쪼록 어르신들 모두 오늘 하루 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를 빈다.” 라고 부탁했고 이에 이병학 노인회장은 “이렇게 노인들을 위해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신부님을 비롯 관계자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라는 답사를 끝으로 1부 순서를 마쳤다.
이어 교포 서정태씨의 재치 있고 매끄러운 사회로 대건 유치원생들의 앙증맞은 ‘핸드벨’ 공연, 고등부의 ‘브레이크 댄스’, 대학부의 ‘민요메들리’, 청년회의 ‘난타’, 요셉회의 ‘농악놀이’, 허재표와 그 악단(The Story Band) 이 추억의 흘러간 노래와, 마지막 순서로 흥겨운 우리가락에 맞추어 황윤재 무용단의 화려한 부채춤, 꽃과 학춤, 삼고무등의 공연으로 2부 순서를 마감했다.
공연 객석을 가득 매운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공연 내내 흐믓한 표정을 지으며 끝날 때 마다 이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또 젊은 학생들의 현란한 동작의 브레이크 댄스를 지켜보며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시선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였으며, 대학부의 ‘민요메들리’와 황윤재 무용단의 공연 중에는 가슴이 메어오는 멜로디와 흥겨운 가락에 사로잡혀 객석 곳곳에서는 손수건을 꺼내 들고 눈시울을 적시는 어르신들도 눈에 많이 띄는 등 비록 아쉽고 짦은 시간의 공연이었지만 큰 감동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기도 했다.
한편 그 시간 식당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해 총 600여석 규모의 고급호텔 분위기에 전혀 뒤지지 않는 멋진 오찬장을 마련하고 각 테이블마다 꽃송이와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과 음료수들을 가지런히 놓는가 하면, 단정한 흰색 와이셔스 복장에 검정 나비넥타이까지 맨 젊은 도우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어르신들을 맞이할 막바지 채비에 여념이 없었는데 마지막 테이블을 정리하던 한 도우미는 “오늘 아마 모든 어르신들이 최고의 음식들과 최고의 서비스를 만끽하시게 될 것.” 이라고 장담하며 웃음을 보여 주었다.
‘큰잔치’ 라는 타이틀 만큼 이 날 주최측은 소고기 200키로, 생선회 150키로, 막국수 10인용 150개등 모두 1000인분이라는 놀라운 신기록에 가까운 음식들을 선보였는데 소고기 숯불구이를 비롯, 생선 모듬회, 녹두 빈대떡, 잡채, 보쌈 등 푸짐한 메인 메뉴와 간식으로 막국수를, 후식으로 떡과 과일샐러드에 이르기 까지 메뉴에까지도 세심한 신경을 보이기도 했다.
“행사 중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게 준비하라는 고위층(?)의 명령에 따르는 것 뿐” 이라고 주방에서 음식 담기에 여념이 없던 여성 도우미들은 잠시 일손을 놓고 함박 웃음과 함께 귀뜸을 해 주었고, 한쪽에서는 숯 연기에 충혈된 눈을 찌뿌리며 고기를 굽고 있던 남성 도우미들은 서로의 덕담과 노래를 부르며 짜증보다는 오히려 어르신들을 접대한다는 생각으로 익살스런(?) 표정들을 보여주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2부 순서를 모두 마친 후 어르신들은 도우미들의 안내를 받으며 오찬 장으로 모여 들었으며, 주최측은 행사장 마당에 2백여 개의 일회용 도시락을 별도로 준비해 같이 나온 식구들을 위해 제공을 하기도 했다.
이날 주최측은 또 특별히 9순을 맞은 어르신 6분을 초대해 9순 대형 축하 케익을 준비해 자르는 이벤트를 준비하였고, 이경렬 신부를 비롯, 김철언 한인회장, 이병학 노인회장은 9순을 맞은 어르신들에게 장수를 기원하는 술잔과 큰절을 올리는 행사를 마련해 참석한 모든 노인들에게 많은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다.
4부 순서로 진행된 노래자랑에서는 모두 27명의 할아버지, 할머니 참가자들이 노래솜씨를 맘껏 발휘하여 많은 박수를 받았는데, 참가자들 중 최고령인 조주선 할아버지는 90세인데도 불구하고 멕시코 전통모자를 쓰고 나와 힘찬 노래와 코믹스러운 율동으로 노익장을 과시해 많은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노래자랑 수상자로는 ‘개나리 처녀’를 부른 채인옥(73)할머니, ‘가버린 사랑’을 부른 차원봉(78) 할아버지가 우수상을, 최우수상은 ‘물레방아 도는 내력’을 부른 정대진(81) 할아버지가 차지했고 모두 부상으로 LG DVD플레이어를 받았다.
아차대상은 ‘한많은 대동강’을 부른 정태봉(82) 할아버지가 차지해 부상으로 리오 관광권(연합여행사 제공)을 부상으로 받았으며, 대상에는 ‘꿈에 본 내 고향’을 부른 참가번호 17번 유재선(82) 할아버지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해 부상으로 ‘히오껜찌온천’ 부부 여행권 (신화여행사 제공)까지 거머쥐는 기쁨을 안기도 했다.
행사 마지막 순서로 큰 기대감속에 진행된 행운권 추첨식에서는 주최측은 약 400여 다양한종류의 경품들을 준비해 더한 기쁨을 주었는데 어른신들은 추첨되는 번호와 소지한 행운권을 번갈아 확인하며 비록 환한 웃음을 보여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당첨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고, 또 추첨식이 진행되는 동안 가끔 이 주임신부의 예기치 않은 재미있는 말투로 오찬장내는 한때 폭소바다를 이루기도 했다.
약 2천헤알 상당의 LG 29인치 대형 TV의 행운의 주인공은 빌라 사브리나 에서 거주하는 이극분 할머니가 차지했는데 이 할머니는 “집에 작은 TV밖에 없어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렇게 큰 TV를 타게 되서 너무 기쁘다.” 고 소감을 말했다.
벨렝징요에 거주하는 박궐채 할아버지는 LA-서울 왕복 항공권(아시아나 항공 제공)의 행운의 주인공으로 “64년도에 브라질로 이민 와서 그 동안 두번 정도 한국을 다녀왔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한국을 가게 되어 기쁘다.” 라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날 경품 중 최고액수인 약 5천헤알 상당의 LG 최신형 세탁기(LG플라자 제공: 박영철, 강지현)의 행운의 주인공은 봉헤찌로에 거주하는 하독열 할머니에게 돌아갔는데 하 할머니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고 소감을 대신하고 “저 무거운걸 어떻게 가져가느냐.” 라고 걱정 어린 표정을 지어 관계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큰잔치’를 주관한 요셉회는 모두 30명의 40~60세까지 남성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8대회장인 엄상돈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신부님이 교포 어르신 분들을 위해 잔치를 벌이면 어떻겠냐는 건의에 저희 요셉회 회원들과 각 부 회원들 그리고 모든 성도들은 약 2개월 동안 준비를 해 왔습니다.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 주셔서 대박(?)이 터진 것에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라고 행사배경과 소감을 말하고 “이 행사를 위해 후원해 주시고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라고 감사를 전했다.
이병학 노인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 70세 이상 노인들이 많이 계시는데 이런 행사를 통해 다시 한번 경로 사상을 느끼는 뜻 깊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라고 소감을 밝히고 한편 현재 삼성전자에서 후원아래 진행중인 교포 노인들을 위한 구호사업에 대해서는 “현재 모두 70여 세대가 매달 10키로의 쌀을 무료로 배부 받고 있습니다.” 라고 설명했다.
김재환 상파울로 부 총영사는 인터뷰를 통해 “감격스럽습니다. 앞으로 이런 행사를 통해 우리의 좋은 전통이 계속 이어지는 행사로 자리매김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며, 이를 통해 어른들을 공경하는 마음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오늘 제 자녀들과 함께 나와 이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행사였습니다.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라고 아쉬움과 함께 격려를 하였다.
마지막으로 천주교 브라질 한인교회의 모든 기관을 총괄하는 장윤철 사목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종교를 떠나 모든 연세가 드신 분들을 다 모시려고 했는데 행사 준비 중 일부 교회에서 장소문제를 거론하면서 아마(교인들이)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우려감을 나타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만 오늘 보니 교회 분들이 예상외로 많이 참석하셔서 마음이 흡족합니다.” 라고 말하고 ‘큰 잔치’의 미래에 대해서는 “행사가 끝나는 대로 평가회를 열어 지속 여부에 대해 의논을 하고 결정할 예정입니다.” 라고 말을 맺었다.
오늘 행사에서 모든 이들에게 보여준 모범적이고 질서 있는 성공적인 행사진행과 참석한 모든 어르신들의 소망이 어우러져 앞으로도 계속 ‘효도 한마당 큰 잔치’ 가 교포 주요행사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게 되기를 조심스럽게 기대를 해 본다.
관련동영상 : 1) 행사개요 ▶ 동영상보기
2) 효도공연실황 1/2부 ▶ 동영상보기
3) 효도오찬 및 노래자랑 3/4부 ▶ 동영상보기
4) 특별영상 "감사합니다" ▶ 동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