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투데이] 브라질에서 독신으로 노숙생활 중 건강악화로 길거리에서 발견되어 인근 보호시설로 옮겨져 보호를 받던 한 한인이 공관의 도움으로 신원을 되찾고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주상파울루총영사관(총영사 황인상. 이하 총영사관)에 따르면 상파울루 도심에서 왕복 약 18시간 거리 떨어진 한 노숙자 보호시설에 한 한국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아 신원확인이 어려워 적정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제보전화가 지난 10일(수) 공관에 접수됐다.
이에 서기용 영사 등은 곧 해당 보호시설을 방문해 해당 남성에게서 채취한 지문 정보를 본국 경찰청에 의뢰해 신원을 확인한 후 임시 신분증을 발급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총영사관은 지난 5월에도 히우데자네이로주 까보푸리오 소재 노숙인 보호시설에서 한인으로 보이는 남성을 보호하고 있으나, 자신의 이름 외에는 인적사항을 알 수 없어 치료가 불가능하니 도움을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상기 내용을 접수 받은 서기용 영사는 즉시 해당지역에서 활동 중인 주원석 영사협력원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다.
해당 남성을 접견한 주 영사협력원은 그로부터 1996년 주재원으로 가족과 입국하여 생활하던 중, 관계가 단절되어 20년 동안 단신으로 생활했으며, 최근에는 생활고로 노숙으로 연명했다고 하면서, 자신의 생년월일, 가족관계, 출신 학교 등을 언급하며, 다만, 과거 뇌출혈로 기억을 상실하여 부분 기억만 있다는 내용 그대로 서 경찰영사에게 전달했다.
내용을 받은 서영사는 접견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공관 민원실에 조회하는 한편, 그가 언급한 출신학교에 문의하는 등 신원특정에 노력을 기울였으나 특정하는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당시에도 서 영사는 7월 초 강동근 사건사고 행정직원(변호사)과 음일수 인턴과 함께 지문채취를 위해 당일에 왕복 18시간의 장거리 출장을 다녀왔다.
때마침 교민은 노숙인 시설 내에서 생활 중 코로나19에 감염과 함께 투석을 요할 정도의 심각한 신장질환 등 합병증이 발생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던 상태였다.
병원 측에 신원 감식을 위한 지문 채취를 수차례 협조 요청했으나, 치료 등 급박한 상황을 고려해 만남이 쉽게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서 영사 등은 치료 중인 시립 병원 관계자를 만나 교민 보살핌에 대한 황인상 총영사의 고마움을 대신 전하며, 앞으로도 교민에 대한 간호 등 지속적인 보호를 요청하면서 해당 남성의 지문을 채취할 수 있었다.
채취한 지문정보를 경찰청에 감식 의뢰하여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름부터 ‘차ㅇㅇ(53년생)’으로 그가 진술한 인적 사항 모두 사실과 상이함을 알려왔다.
이에 따라 민원실과 협조하여, 교민의 신분증을 발급받아 해당 병원에 보내(차후 원본 우편 송부) 현재는 제대로 된 치료가 진행 중이다.
황인상 총영사는 “고국과 이역만리 떨어진 이곳 브라질에서 우리도 모르게 어려움을 겪고 있을 교민 한 분 한 분 모두 도움이 손길이 필요한 소중한 우리 동포임을 깨닫게 되었고, 앞으로도 두루두루 살펴서 교민 보호·지원에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총영사관에서는 “무연고 긴급환자 등 어려움에 처한 재외국민을 발견 시 주재국 의료기관 등과 협력하여 적절한 치료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