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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일칼럼
2017.12.12 18:14

[목회칼럼]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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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영웅들은 대부분 ‘가면’을 썼었다.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위급한 상황이 되면 어김없이 ‘가면’을 쓰고 나타났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가면을 썼고 민망할정도로 몸에 딱 달라붙은 옷들을 입은 것이 특징이었다. 그들의 정체는 철저하게 베일에 쌓여 있었다. 

그들의 은폐술이라고는 고작 평범한 안경을 쓰고 일상복을 입는 것이었는데 사람들은 그들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었다. 이 모든 것이 다 ‘설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점점더 빠져들어갔었다. 그들이 보여준 상상도 못하는 초자연적인 힘과 능력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가면을 쓴 영웅들을 늘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복면가왕’ - 가면을 쓰고 무대에 등장하여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른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은 더욱더 열광하고 궁금해한다. 가면을 쓰고 무대에선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한다. ‘나 자신을 숨기고 오직 목소리로만 청중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었었다’라고 호소한다. 

이것이 바로 ‘가면의 위력’이다. ‘가면’은 자신의 감정이나 얼굴 표정을 감출 때 사용하는 도구이다. 감추려다가 들통이 나면 사람들은 ‘너가 가면을 썼었다’라는 표현을 한다. 가면은 자신의 이중적 태도나 내면의 고뇌를 감출 수 있는 도구이다. 가면을 쓰는 순간 나도 알 수 없는 초자연적인 힘이 생기고 무척 담대해지고 생각지도 못했던 과장된 행동을 하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가면의 힘을 빌어서 용기를 내지 못했던 내 속에 잠재되어 있었던 것들을 표출해 내는 것이다. 가면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철저히 숨기면서 일탈을 꿈꿀 때에 사용한다. 가면을 쓰는 동안에는 특정한 캐릭터 대로 살 수 있고 어떠한 행동을 하더라도 이해해준다. 

상식에 벗어난 행동을 한다해도 모든 것이 다 용서가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면 뒤에 더 자신을 숨기려고 한다. 맨정신으로는 하지 못하는 행동도 과감하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가장 힘든 것은 ‘감정의 기복과 거절과 주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이다. 

‘가면 우울증’이라는 병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우울증이 진행되고 있으나 겉으로는 과도하게 명랑한 경우를 말한다. 자존심이 강하고 남을 많이 의식하는 성격에 잘 생긴다고 한다. 속으로는 썩어 들어가고 있으나 밖으로는 과잉 행동이나 과잉 반응 등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것이다”. 공개되어진 곳에서만큼은 웃어야 하고 친절해야 하고 섬겨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보기와는 다르게 우울하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자신의 아픔과 불행정도는 감수하고 감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목회자도 예외는 아닌듯 싶다. ‘목회하기 힘드시죠?’라고 질문을 해 오면, ‘네’라고 말하는 것이 왠지 죄스럽게 느껴진다. 모든 일에는 힘든 점이 있는데, 왜? 힘들다고 하면 안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목회자는 평신도와는 달라야 한다는 점이 너무 많이 부각되어지고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것보다 ‘사명자’라는 의식때문이다. 

성경은 ‘외식하는 자’를 ‘맡겨진 인물에 따라 연기하는 배우’, ‘연극하는 자’로 설명하고 있다. 무대에서 자기에게 맡겨진 배역에 따라 그 역할을 충실해 살아내는 삶이다. 주된 무대에서 배역처럼 사는 사람이다. 

현실로 돌아가면 무대의 배역은 나 자신이 아니다. 오직 무대에서만 통하고 인정받는 역할일 뿐이다. 무대에서는 맡겨진 역할만 잘 감당해내면 관객들은 흥분하고 박수를 보내고 인정을 받는다. 그러나 그 배역으로 가정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나에게 질문해본다.  나는 맡겨진 배역에 충실하고 있는가? 

아니면 무대에서만 통하는 배역으로 내 삶 속에서도 ‘연기자’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2017년도를 마감하는 즈음에, 나 자신을 다시 점검해보고 정신을 차려야겠다. 

막 7:6-7 “..이사야가 너희 외식하는 자에게 대하여 잘 예언하였도다 기록하였으되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느니라” (좋은 친구들 교회 한봉헌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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